Ground Zero

한 사람은 더 깊이 파고들었고, 또 한 사람은 지평을 넓혔다. 수직과 수평의 방향성이 작은 전시장 안에 교차한다. 두 사람이 모두 ‘나’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으로 그래프가 한 면 위에 그려질 수 있는 요건도 갖춰졌다. 미적분 그래프를 그릴 때 X축과 Y축이 만나는 지점은 대체로 0이었다. 그렇다면 방향성이 교차하는 이 갤러리는 그래프의 0점이 될 수 있다. 산책을 하며 얻은 첫 번째 힌트가 그들의 작업이 어디를 향해 있는가에 대한 것이었다면, 차분히 글을 정리하며 그 방향성을 따라 글을 정리하며 얻은 두 번째 힌트는 ‘나’다. 서원영도 이수정도 모두 하나의 점에서 시작된 수직과 수평의 선을 긋고 있었다. 깊어짐과 넓어짐으로 조금 더 ‘나’에게 근접하려는 의지와 노력의 결과물들이 갤러리 안에 있다. 이제 이 공간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공통의 답을 찾으려는 두 작가의 교차점이며, 동시에 가장 활발한 활동이 일어나는 지점을 의미하는 그라운드 제로_ground zero다.

사소한 흔들림_Trivial Wavering

다만 최희승에게 중요한 것은 모호함 자체가 아니다. 존재와 존재, 나아가 시점과 시점 사이에 모호함을 불러일으키는 ‘무엇’이 있고, 그 ‘무엇’이 양쪽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사유하는 과정 중에 이 모호함이 재현되었다고 보는 편이 옳다. 최희승의 작품에 재현된 이 모호한 공간은 작품 속 계단의 시작과 끝, 이미지와 이미지 사이가 텅 비어있는 것이 아니라 마치 암흑물질과 은하의 중력이 상호 작용하여 우주를 진화시키는 것처럼 존재와 존재, 시점과 시점 사이를 보이지 않는 관계들이 가득 채우고 변형시키고 있음을 이야기한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