이대로 잠들 수 없어

송지원의 작업은 관람객을 남의 일기장을 읽는 사람으로 만들어 공감을 이끌어 내지만 동시에 관람객의 일기장도 꺼내 다시 읽게 만든다. 남의 기억을 통해 나의 기억을 되살리는 행위는 일견 따뜻한 감정이 오가는 순간일 듯 하지만, 모든 기억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기어이 건드리고 싶지 않거나 되돌리고 싶지 않은 기억을 끄집어내 눈 앞에 맞닥뜨리게도 한다. 안정적으로 쌓여진 것처럼 보이지만, 사실은 외부의 약한 충격에도 와르르 무너질 수 밖에 없는 송지원의 총천연색 석고 조각들과 비슷한 구조다. 그녀의 작업은 양가적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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